누가, '허경영'을 자꾸 불러낼까?
"아니, 이 사람이 또?"
출처=허경영후보캠프
4·7
재보궐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5
일 서울 시내 풍경. 이슬기기자
9904sul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벽보에 낯 익은 얼굴이 등장했습니다. 기호 7번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허경영 후보는 선거에 출마할 때마다 이색 공약과 기이한 행보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지난
2007
뇬 대선이 정점이었습니다.
IQ
430
에 공중부양
축지법까지 가능..?
당시 그는 '국가 예산을 절약하여 국민 1인당 평생
15
억 원을 돌려주겠다'
'60
세 이상 노인에게 건국 수당으로 매뇬
70
만 원을 지급하겠다' '국회의원을
100
명으로 줄이겠다' '유엔 본부를 판문점으로 옮기겠다' 등의 공약을 내걸며 화제가 됐는데요.
특히 허 후보는 자신의
IQ
가
430
이고, 공중부양과 축지법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허본좌'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당시 한 네티즌은 "정치판이 개그프로그램보다 재밌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죠.
지난
2013
뇬
10
월
tvN
'응답하라
1994'
에 카메오로 출연한 허경영. <출처=방송 캡처>
높은 화제성은 '놀라운'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대선 결과 허 후보는
10
만 표에 가까운 9만
6756
표를 얻어 전체
0.4
%의 득표율을 올린 것이었죠.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는 불과
0.28
%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이인제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2007
뇬 대선 득표율
0.4
%
민주당 이인제와 근소 차이
허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결혼을 약속했다고 주장하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2008
뇬 대법원에서 1뇬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지만 출소 후
2009
뇬 '콜미'라는 곡을 발표하고 가수로 변신하며 다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해당 곡은 "내 눈을 바라봐 넌 행복해지고 허경영 불러봐 넌 웃을 수 있고~"라는 가사로 화제를 얻으며 '허경영 신드롬'을 일으켰죠.
정치판이 개그판보다 재밌네
2009
뇬 허경영 '콜미' 표지.
당시 일부 평론가들은 '허경영 신드롬' 원인을 키치(
Kitsch
) 현상으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인기는 우리 정치현실에 기인했다는 것이었죠. '정치인' 직함을 단 허 후보의 행동과 발언이 모두 웃음으로 소비 되는 '정치 개그' 상황. 대중들이 허 후보를 통해 속시원히 '정치인'을 조롱하고 비웃을 수 있게 되며 화제를 이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념과 잣대로만 내던져지는 정책들 속에서, '삶의 문제를 단칼에 해결해줄게'라는 마술 같은 주문은 대중들의 원초적인 갈증 해소를 불러 일으켰을 거란 추측도 있습니다.
군고구마 현실정치가
'허경영 신드롬' 키워
출처=허경영 인스타그램 캡처
그런 허경영 국가혁명당 서울시장 후보가 이번에도 '국가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놈이 많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파격 공약을 내걸며 등장했습니다.
결혼 수당 1억 원, 출산 수당
5000
만 원, 연애 수당
20
만 원, 특급수(水) 제공, 자동차세 면제 등인데요.
허 후보는 "국가가 국민 배당금을 주고 안정된 생활을 하게 해준다면 결혼할 사람은 많다. 결혼하면 1억 주고 애 낳으면 5,
000
만 원 주고, 주택자금 2억 원 무이자로 영구토록 쓰게 해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엔 결혼하면 1억
연애하면
20
만원 준다고?
출처=연합뉴스
허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이 경선 과정에서
'1
억원대 결혼·출산 지원 공약'을 내놓자, 오신환 전 의원은 '나경영(나경원+허경영)'이라고 비판했기 때문인데요.
나 전 의원은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라면 '나경영'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죠.
허 후보는 "이제야 다른 정치인들은 (저를) 따라 하려고 용쓴다"며 "기성 정치인들이 허경영의 가장 큰 홍보요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허 후보는 지난
24
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서울거주 ㅅㅇ
806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 신뢰수준에 ±
3.5
%포인트· 리얼미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2
%로 오세훈(
55.0
%), 박영선(
36.5
%)에 이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허 후보의 출마에 대중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황당하면서도 속시원한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LH
사태 등 공정성이 결여된 현실 속에서 나타난 씁쓸한 우리사회의 단면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29&aid=0002664389
ㅋ